‘백년간이나 공주가 잠들어 있는 성에 왕자가 들어갈 때 짖궂은 나무덩굴이 못 들어 가도록 방해를 한다.
왕자는 칼을 빼어 내려치지만 메두사의 머리처럼 잘라도 또 생기는 가지---’.
잠자는 숲속의 공주에 나오는 한 장면이다.
잘라 내어도 또 자라나는 식물. 우리 주변에 그런 것이 있다고 하면 깜짝 놀랄 일일까? 더구나 그것이 먹을 수 있는 것이라면.
엘리사의 부어도 바닥나지 않는 기름단지처럼 몇번이나 잘라 먹을 수 있는 식물이 우리가 흔히 대하는 반찬 중에 있다.
동화처럼 매일 잘라 먹을 수는 없지만 부추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부추는 한문으로 구(韮)라고 하는데 옛날의 자전(字典)인 허씨 설문해자(許氏 說文解字)에 보면 한번 심어 놓고 오래 뜯어 먹을 수 있기 때문에 그런 이름을 가졌다고 한다.
한번(一) 뜯어 먹고 마는 것이 아닌(非) 풀(艸)을 합하면 부추 구(韮)자가 된다.
실제로 부추는 여러해살이 풀로 생육기간이 길며 4월에서 11월 까지 비료를 잘 주면 열흘에 한번씩 연 10회 정도나 잘라서 수확할 수 있다고 한다.
부추는 주로 오이소박이나 김칫속으로 많이 쓰이고 나물로도 무쳐 먹는다.
상큼한 훈취 때문에 양념간장이나 조미료의 재료로도 많이 쓰이며 요즘엔 만두속의 재료로도 쓰인다.
부추가 식탁에 오르면 짓궂은 사람들은 꼭 농담을 한마디씩 한다. ‘이건 애들이 먹는게 아냐, 어른들에게 좋은 거라구’.
부추의 다른 효능은 잘 모르면서 그런 효능은 잘도 기억한다.
본초종신에 의하면 부추는 비위를 따뜻하게 하여 음식을 잘 먹게 하고, 정기가 새는 것을 막아줘서 몽설이나 혈뇨를 낫게한다. 가슴이 꽉 막히거나 아픈데 쓴다.
부추가 사람의 몸 안에서 어떤 작용을 하는지 알기 위해서는 일단 부추의 생태학적인 특성을 이해해야 한다.
부추는 여러해살이 식물로 우리 생활에서 채소로 쓰인다. 또 생김새를 보면 땅 윗부분이 발달하여 꽃대는 한줄기로 위로 뻗어 있으며 땅 아랫부분은 그리 발달되지 않았다.
대학시절 방사선(X-ray)을 공부하는 첫시간에 들은 교수님의 말씀이 기억에 있다.
필름을 볼 때 비정상(abnormal)을 알려면 먼저 정상(normal)을 잘 알아야 한다고 강조하신 말씀이다.
방사선 뿐 아니다. 어떤 사물이든지 그 특성을 알려면 먼저 그것의 보편성을 이해하는 것이 가장 빠른 길이다.
마음 속으로 부추를 그려보자. 지구상의 여러 생물들 가운데서 식물, 그 중에서도 채소에 속한다.
채소(菜蔬)라는 한자를 풀어 보면 손톱(爪)으로 뜯어먹는 식물(木), 그 중에서도 조직이 성근(疏) 풀(艸)이라는 뜻이 함축되어 있다.
어원에서도 볼 수 있지만 채소의 기본적인 보편성은 뜯어먹기 좋고 부드러운 풀 종류라고 볼 수 있다.
그러면 부추는 어떤가? 일단은 채소의 보편적인 성질을 갖추고 있다. 하지만 약간 다른데가 있다. 여느 채소들과는 달리 무척 뻣뻣하고 조직이 치밀하다.
그리고 땅 아랫부분보다 윗부분이 발달하여 꽃대가 위로 쭉 뻗어있다.
같은 채소면서 땅 윗부분이 발달한 것들은 파라든지 배추, 상추같은 것들이 있다.
식물이 존재하는 위치를 보면 그것이 작용하는 에너지가 어디를 향하는지 대체로 짐작할 수 있다.
씨나 뿌리는 주로 에너지를 저장하고 잎이나 꽃은 발산시킨다. 땅 윗부분이 발달한 것 중 배추나 상치는 땅 위로 올라오자마자 넓게 벌어진다.
부추나 파는 잎이 벌어지기 보다는 위로 솟구친다.
상치를 먹으면 잠이 온다는 속설이 있다. 여기엔 자기의 모양처럼 긴장된 기운을 흐트러줘서 이완시키는 상치의 속성이 한몫하는게 아닐까?
파나 부추는 위로 솟구친다. 파나 부추는 하나같이 기운을 위로 끌어 올리는 작용을 하는데 약간의 차이가 있다.
파는 채소의 원래의 특성처럼 조직이 성글고 가운데가 비어 있다. 반면에 부추는 조직이 치밀하고 안으로 꽉 차 있다.
파는 외향(外向)하는 성질이 있고 부추는 내밀(內密)한 성질이 있음을 알 수 있다.
본경소증(本經疏證)이라는 약물서적에서는 이런 부추의 성질을 보고 “부추는 씨를 심으면 안으로만 자라고 밖을 향해 펼쳐 자라지 않으니
안으로만 자라는 그 성질을 생각해 보건대 그 잎이 심장으로 들어가 오장을 편하게 함을 알 수 있다” 고 기록했다.
그래서 옛부터 부추를 가슴이 막혀 답답하거나 아픈데 쓰기도 했다.
식물의 잎이, 그것도 채소의 잎이 피부나 근육에서 발산하는 작용을 하기보다는 오장, 그중에서도 심장에 작용한다는 것은 부추의 특별한 점이라고 하겠다.
위로 솟구치는 성질, 그리고 흐트러지지 않고 안으로 모이며 자라는 부추의 성질로 미루어 보면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대로 정력의 부족으로 오는
몽설이나 유뇨 등의 증상에도 씀을 알 수 있다. 하지만 여기에서 한걸음 더 나가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그럼 부추 가운데서 잎과 씨를 비교하면 양기부족에 어느쪽을 더 쓸까? 당연히 씨다. 그래서 약으로는 부추의 잎 보다는 씨를 쓰게 된다.
엄밀한 의미에서 볼 때 부추의 잎은 부족한 것을 보충해 준다기 보다는 위로 상승하는 성질을 입어 기분을 들뜨게 한다고 봐야 한다.
최근의 연구에 의하면 부추는 ‘성선(性腺)을 흥분시키는 강장제’로의 효능이 있다고 한다.
부추에도 몇가지 금기가 있다. 술이나 꿀과 함께 먹으면 안된다. 열병을 앓고 난 후 열흘이 지나기 전에도 안된다.
먹으면 종기가 나거나 몸이 노곤해지고 기력이 약해진다. 열이 있는 부추의 성질에 상승작용을 일으키기 때문이다.
또 음력 오월에는 먹지 말라고 한다. 왜일까? 잘 생각해 보면 알 수 있을 것이다.
‘백년간이나 공주가 잠들어 있는 성에 왕자가 들어갈 때 짖궂은 나무덩굴이 못 들어 가도록 방해를 한다.
왕자는 칼을 빼어 내려치지만 메두사의 머리처럼 잘라도 또 생기는 가지---’.
잠자는 숲속의 공주에 나오는 한 장면이다.
잘라 내어도 또 자라나는 식물. 우리 주변에 그런 것이 있다고 하면 깜짝 놀랄 일일까? 더구나 그것이 먹을 수 있는 것이라면.
엘리사의 부어도 바닥나지 않는 기름단지처럼 몇번이나 잘라 먹을 수 있는 식물이 우리가 흔히 대하는 반찬 중에 있다.
동화처럼 매일 잘라 먹을 수는 없지만 부추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부추는 한문으로 구(韮)라고 하는데 옛날의 자전(字典)인 허씨 설문해자(許氏 說文解字)에 보면 한번 심어 놓고 오래 뜯어 먹을 수 있기 때문에 그런 이름을 가졌다고 한다.
한번(一) 뜯어 먹고 마는 것이 아닌(非) 풀(艸)을 합하면 부추 구(韮)자가 된다.
실제로 부추는 여러해살이 풀로 생육기간이 길며 4월에서 11월 까지 비료를 잘 주면 열흘에 한번씩 연 10회 정도나 잘라서 수확할 수 있다고 한다.
부추는 주로 오이소박이나 김칫속으로 많이 쓰이고 나물로도 무쳐 먹는다.
상큼한 훈취 때문에 양념간장이나 조미료의 재료로도 많이 쓰이며 요즘엔 만두속의 재료로도 쓰인다.
부추가 식탁에 오르면 짓궂은 사람들은 꼭 농담을 한마디씩 한다. ‘이건 애들이 먹는게 아냐, 어른들에게 좋은 거라구’.
부추의 다른 효능은 잘 모르면서 그런 효능은 잘도 기억한다.
본초종신에 의하면 부추는 비위를 따뜻하게 하여 음식을 잘 먹게 하고, 정기가 새는 것을 막아줘서 몽설이나 혈뇨를 낫게한다. 가슴이 꽉 막히거나 아픈데 쓴다.
부추가 사람의 몸 안에서 어떤 작용을 하는지 알기 위해서는 일단 부추의 생태학적인 특성을 이해해야 한다.
부추는 여러해살이 식물로 우리 생활에서 채소로 쓰인다. 또 생김새를 보면 땅 윗부분이 발달하여 꽃대는 한줄기로 위로 뻗어 있으며 땅 아랫부분은 그리 발달되지 않았다.
대학시절 방사선(X-ray)을 공부하는 첫시간에 들은 교수님의 말씀이 기억에 있다.
필름을 볼 때 비정상(abnormal)을 알려면 먼저 정상(normal)을 잘 알아야 한다고 강조하신 말씀이다.
방사선 뿐 아니다. 어떤 사물이든지 그 특성을 알려면 먼저 그것의 보편성을 이해하는 것이 가장 빠른 길이다.
마음 속으로 부추를 그려보자. 지구상의 여러 생물들 가운데서 식물, 그 중에서도 채소에 속한다.
채소(菜蔬)라는 한자를 풀어 보면 손톱(爪)으로 뜯어먹는 식물(木), 그 중에서도 조직이 성근(疏) 풀(艸)이라는 뜻이 함축되어 있다.
어원에서도 볼 수 있지만 채소의 기본적인 보편성은 뜯어먹기 좋고 부드러운 풀 종류라고 볼 수 있다.
그러면 부추는 어떤가? 일단은 채소의 보편적인 성질을 갖추고 있다. 하지만 약간 다른데가 있다. 여느 채소들과는 달리 무척 뻣뻣하고 조직이 치밀하다.
그리고 땅 아랫부분보다 윗부분이 발달하여 꽃대가 위로 쭉 뻗어있다.
같은 채소면서 땅 윗부분이 발달한 것들은 파라든지 배추, 상추같은 것들이 있다.
식물이 존재하는 위치를 보면 그것이 작용하는 에너지가 어디를 향하는지 대체로 짐작할 수 있다.
씨나 뿌리는 주로 에너지를 저장하고 잎이나 꽃은 발산시킨다. 땅 윗부분이 발달한 것 중 배추나 상치는 땅 위로 올라오자마자 넓게 벌어진다.
부추나 파는 잎이 벌어지기 보다는 위로 솟구친다.
상치를 먹으면 잠이 온다는 속설이 있다. 여기엔 자기의 모양처럼 긴장된 기운을 흐트러줘서 이완시키는 상치의 속성이 한몫하는게 아닐까?
파나 부추는 위로 솟구친다. 파나 부추는 하나같이 기운을 위로 끌어 올리는 작용을 하는데 약간의 차이가 있다.
파는 채소의 원래의 특성처럼 조직이 성글고 가운데가 비어 있다. 반면에 부추는 조직이 치밀하고 안으로 꽉 차 있다.
파는 외향(外向)하는 성질이 있고 부추는 내밀(內密)한 성질이 있음을 알 수 있다.
본경소증(本經疏證)이라는 약물서적에서는 이런 부추의 성질을 보고 “부추는 씨를 심으면 안으로만 자라고 밖을 향해 펼쳐 자라지 않으니
안으로만 자라는 그 성질을 생각해 보건대 그 잎이 심장으로 들어가 오장을 편하게 함을 알 수 있다” 고 기록했다.
그래서 옛부터 부추를 가슴이 막혀 답답하거나 아픈데 쓰기도 했다.
식물의 잎이, 그것도 채소의 잎이 피부나 근육에서 발산하는 작용을 하기보다는 오장, 그중에서도 심장에 작용한다는 것은 부추의 특별한 점이라고 하겠다.
위로 솟구치는 성질, 그리고 흐트러지지 않고 안으로 모이며 자라는 부추의 성질로 미루어 보면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대로 정력의 부족으로 오는
몽설이나 유뇨 등의 증상에도 씀을 알 수 있다. 하지만 여기에서 한걸음 더 나가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그럼 부추 가운데서 잎과 씨를 비교하면 양기부족에 어느쪽을 더 쓸까? 당연히 씨다. 그래서 약으로는 부추의 잎 보다는 씨를 쓰게 된다.
엄밀한 의미에서 볼 때 부추의 잎은 부족한 것을 보충해 준다기 보다는 위로 상승하는 성질을 입어 기분을 들뜨게 한다고 봐야 한다.
최근의 연구에 의하면 부추는 ‘성선(性腺)을 흥분시키는 강장제’로의 효능이 있다고 한다.
부추에도 몇가지 금기가 있다. 술이나 꿀과 함께 먹으면 안된다. 열병을 앓고 난 후 열흘이 지나기 전에도 안된다.
먹으면 종기가 나거나 몸이 노곤해지고 기력이 약해진다. 열이 있는 부추의 성질에 상승작용을 일으키기 때문이다.
또 음력 오월에는 먹지 말라고 한다. 왜일까? 잘 생각해 보면 알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