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병에 걸린 사람이든지 한번 먹기만 하면 모두 낫는 약.
옛날 이야기에나 나옴직하다.
하지만 오늘날까지도 ‘만병통치약’이라고 이름 붙여진 것이 있다. 무어냐고? 인삼이 바로 그것이다.
인삼의 공식 이름인 학명은 ‘파낙스 신생(Panax schinseng Nees)’인데 파낙스는 모든(Pan,凡) 의약(醫藥,acos) 이라는 뜻의 합성어이고,
신생은 神蔘의 중국식 발음이다.
요즘 흔히 쓰는 진생(ginseng)은 인삼(人蔘)의 중국식 발음이다. 합하여 풀어보면 ‘만병통치의 신비한 인삼’이라는 뜻이다.
신농본초경에 보면 인삼은 ‘오장(五臟)을 보하고 정신을 안정시키며 눈을 밝게하고 오래 복용하면 몸이 가벼워지고 수명을 연장시킨다’라고 했다.
서구식 약리연구에 의하면 인삼의 효과를 ‘적응소(adaptogen)효과’라고 하는데 생체의 저항력을 향상시켜 병적인 상태를 정상화 시킨다는 말이다.
인삼과 비슷하게 생긴 뿌리가 또 있다. 꿩대신 닭이란 말과 같은 의미로 인삼대신 도라지라고 할 때의 도라지가 바로 그것이다.
인삼과 도라지는 모두 다년생 초본의 뿌리로 모양이 비슷하게 생기고 성분도 비슷한 사포닌이 들어있다.
그래서 약초를 잘 모르는 사람들은 도라지 뿌리를 인삼으로 속기도 한다.
그러면 도라지의 효능도 인삼과 비슷할까?
심장과 닮은 풀은 심장에 효능이 있고 눈동자처럼 생긴 들국화는 눈병을 치료한다는데 서로 비슷하게 생긴 인삼과 도라지는 같은 용도로 쓸 수는 없을까?
결론부터 이야기하면 ‘아니올시다’다. 지극히 단편적인 생김새의 일부만으로 어찌 그 본질이 평가될 수 있으랴.
도라지의 효능은 향약집성방에 잘 나오는데 첫째, 호흡기의 장애로 숨이차고 기침 가래가 나오는데 쓰고
둘째, 가슴과 목 안에 기(氣)가 맺혀 아픈 것을 낫게 하고 셋째, 열이 나고 추운 것을 치료하고 머리와 눈을 맑게한다고 했다.
그러면 ‘만병통치약’이라는 이름이 붙은 인삼과 나물로 무쳐 우리 식탁에 자주 오르는 도라지의 서로 다른 효능을 옛 선조들은 어떻게 구별해 내었을까?
사람마다 사물을 보는 관점은 다양하지만 동양의 과학은 음식이나 약초를 관찰하는 객관적인 방법으로 ‘형색기미(形色氣味)’를 제시했다.
형태와 색깔, 기운 그리고 맛을 종합해서 관찰해 보면 그것이 가지고 있는 성질을 알 수 있다는 것이다.
오늘날 사물을 쪼개어 보는 성분 분석적 약리학은 형색기미론에서 보면 물질의 기본단위를 맛보는 ‘미(味)’의 가장 발달된 형태라고 볼 수 있다.
그러면 형색기미의 관점으로 도라지와 인삼을 관찰해 보자. 먼저 ‘형(形)’을 보면 인삼은 땅 윗부분과 땅 아랫부분의 길이에 큰 차이가 없다.
하지만 도라지는 땅 윗부분의 길이가 뿌리의 다섯배나 된다. 더구나 가지도 거의 없이 줄기만 일직선으로 쭉 뻗어있다.
인삼은 십년을 자라도 크기는 큰 차이가 없고 산삼의 경우 백년이상 묵은 경우도 있지만 도라지는 쉽게 자라고 또 빨리 죽는다.
대부분의 여러해살이 풀은 뿌리에 자기의 생명력을 저장하여 겨울을 나고 또 봄이 되면 거기서 새로운 생명을 일으킨다.
그래서 보약재로 다년생 초본의 뿌리가 많다. 하지만 봄이 되어 땅위로 줄기가 솟을 때 순식간에 줄기가 뻗어 오르고 무성하게 발달한다면
그 뿌리에서 농축된 생명력을 기대하긴 어렵다. 그 뿌리는 저장하기 위한 뿌리라기 보다는 발산시키기 위한 과정의 뿌리이기 때문이다.
인삼에서는 수년, 혹은 수십년간 축적된 생명력과 쉽게 시들어 죽지 않는 항상성을 약으로 취하여 인체의 적응력을 높이는데 쓴다.
도라지에서는 한줄기로 위로 뻗어 오르는 성질, 땅 밑의 물질을 일으켜 땅 위로 끌어올리는 힘을 취하여 가슴이 막혀 답답한데 쓰고
기관지에 엉겨 붙어 있는 가래들을 뽑아내어 배출시키는데 쓴다.
인삼이 양기를 축적하는 보약이라면 도라지는 몸을 보해주는 약이 아니라 막힌 기운을 깨뜨리고 고름이나 가래를 뽑아내는 약이다.
두번째는 색(色)이다. 도라지의 색은 흰색을 띄고 있다. 흰색은 에너지의 방향이 가장 바깥쪽을 향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인체에서 가장 바깥쪽은 피부이고 오장 가운데는 대기와 직접 접촉하고 있는 호흡기가 가장 윗쪽, 바깥쪽에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래서 옛 사람들은 흰색을 띈 것은 그 에너지가 폐로 들어간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도라지는 호흡기로 들어가서 막힌 기운을 뚫어주고, 가래를 뽑아내는 성질이 많은 것이다.
인삼은 담황색을 띄고 있다. 노란색은 에너지의 방향이 한 가운데(중앙)로 향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피부나 살처럼 겉부분이 아니라 인체의 중심부인 오장에 들어간다. 그래서 인삼은 오장으로 들어가 생명력의 근원으로 축적된다.
색깔은 약물이 어떤 성질을 가졌느냐를 이야기 해 주는 것이 아니라 그 약물의 에너지의 방향이 어느 쪽을 향하고 있는지를 나타낸다고 보는 것이 좋다.
기미(氣味)에서 기(氣)란 차고 더운 기운을 말하는데 이것은 쉽게 알기 어렵다. 몸에 들어간 후의 작용을 이야기 하는 것이니 일단 접어두기로 하자.
미(味)는 말 그대로 맛을 이야기 한다.인삼의 맛은 단맛과 함께 약간 쓴맛이 있다(甘微苦). 도라지는 쓴 맛이 먼저 나고 뒷맛은 맵다(苦辛).
대부분의 보약은 단맛이 조금씩 있다. 약간 쓴맛은 식욕을 촉진시키고 소화를 돕는다.
하지만 어느정도 이상의 쓴맛은 기운을 끌어내리고 몸의 열을 식혀주거나 흐트러진 기운을 하나로 모아주는 역할을 한다.
매운맛은 기운을 상승시키거나 발산시킨다.
도라지에는 쓴맛과 매운맛이 함께 있는데 그 때문에 밑바닥에 엉겨 붙어있는 가래나 불순물을 끌어내어 배출시키는 작용을 한다.
도라지의 형태학적인 특성과도 통하는 부분이다.
자, 이제 한가지 생각해 보자. 흔히 도라지가 기침 가래에 좋다고 하는데 급성으로 온 감기에 좋을까 아니면 노인성 해소에 좋을까?
당연히 급성에 쓰는 약이다. 도라지는 허약한 사람이 장기복용할만한 약은 아니다.
기력이 쇠퇴하고 몸이 냉한 사람이 마른 기침을 할 때는 인삼과 같은 보약을 주된 처방으로 하여 치료하는 것이 올바른 치료법이 된다.
민간요법 가운데도 옳고 그른 것이 있고 또 적응증이 있는 것이다.
내게 맞는 요법인지 가릴줄 아는 혜안이 필요하다.
어떤 병에 걸린 사람이든지 한번 먹기만 하면 모두 낫는 약.
옛날 이야기에나 나옴직하다.
하지만 오늘날까지도 ‘만병통치약’이라고 이름 붙여진 것이 있다. 무어냐고? 인삼이 바로 그것이다.
인삼의 공식 이름인 학명은 ‘파낙스 신생(Panax schinseng Nees)’인데 파낙스는 모든(Pan,凡) 의약(醫藥,acos) 이라는 뜻의 합성어이고,
신생은 神蔘의 중국식 발음이다.
요즘 흔히 쓰는 진생(ginseng)은 인삼(人蔘)의 중국식 발음이다. 합하여 풀어보면 ‘만병통치의 신비한 인삼’이라는 뜻이다.
신농본초경에 보면 인삼은 ‘오장(五臟)을 보하고 정신을 안정시키며 눈을 밝게하고 오래 복용하면 몸이 가벼워지고 수명을 연장시킨다’라고 했다.
서구식 약리연구에 의하면 인삼의 효과를 ‘적응소(adaptogen)효과’라고 하는데 생체의 저항력을 향상시켜 병적인 상태를 정상화 시킨다는 말이다.
인삼과 비슷하게 생긴 뿌리가 또 있다. 꿩대신 닭이란 말과 같은 의미로 인삼대신 도라지라고 할 때의 도라지가 바로 그것이다.
인삼과 도라지는 모두 다년생 초본의 뿌리로 모양이 비슷하게 생기고 성분도 비슷한 사포닌이 들어있다.
그래서 약초를 잘 모르는 사람들은 도라지 뿌리를 인삼으로 속기도 한다.
그러면 도라지의 효능도 인삼과 비슷할까?
심장과 닮은 풀은 심장에 효능이 있고 눈동자처럼 생긴 들국화는 눈병을 치료한다는데 서로 비슷하게 생긴 인삼과 도라지는 같은 용도로 쓸 수는 없을까?
결론부터 이야기하면 ‘아니올시다’다. 지극히 단편적인 생김새의 일부만으로 어찌 그 본질이 평가될 수 있으랴.
도라지의 효능은 향약집성방에 잘 나오는데 첫째, 호흡기의 장애로 숨이차고 기침 가래가 나오는데 쓰고
둘째, 가슴과 목 안에 기(氣)가 맺혀 아픈 것을 낫게 하고 셋째, 열이 나고 추운 것을 치료하고 머리와 눈을 맑게한다고 했다.
그러면 ‘만병통치약’이라는 이름이 붙은 인삼과 나물로 무쳐 우리 식탁에 자주 오르는 도라지의 서로 다른 효능을 옛 선조들은 어떻게 구별해 내었을까?
사람마다 사물을 보는 관점은 다양하지만 동양의 과학은 음식이나 약초를 관찰하는 객관적인 방법으로 ‘형색기미(形色氣味)’를 제시했다.
형태와 색깔, 기운 그리고 맛을 종합해서 관찰해 보면 그것이 가지고 있는 성질을 알 수 있다는 것이다.
오늘날 사물을 쪼개어 보는 성분 분석적 약리학은 형색기미론에서 보면 물질의 기본단위를 맛보는 ‘미(味)’의 가장 발달된 형태라고 볼 수 있다.
그러면 형색기미의 관점으로 도라지와 인삼을 관찰해 보자. 먼저 ‘형(形)’을 보면 인삼은 땅 윗부분과 땅 아랫부분의 길이에 큰 차이가 없다.
하지만 도라지는 땅 윗부분의 길이가 뿌리의 다섯배나 된다. 더구나 가지도 거의 없이 줄기만 일직선으로 쭉 뻗어있다.
인삼은 십년을 자라도 크기는 큰 차이가 없고 산삼의 경우 백년이상 묵은 경우도 있지만 도라지는 쉽게 자라고 또 빨리 죽는다.
대부분의 여러해살이 풀은 뿌리에 자기의 생명력을 저장하여 겨울을 나고 또 봄이 되면 거기서 새로운 생명을 일으킨다.
그래서 보약재로 다년생 초본의 뿌리가 많다. 하지만 봄이 되어 땅위로 줄기가 솟을 때 순식간에 줄기가 뻗어 오르고 무성하게 발달한다면
그 뿌리에서 농축된 생명력을 기대하긴 어렵다. 그 뿌리는 저장하기 위한 뿌리라기 보다는 발산시키기 위한 과정의 뿌리이기 때문이다.
인삼에서는 수년, 혹은 수십년간 축적된 생명력과 쉽게 시들어 죽지 않는 항상성을 약으로 취하여 인체의 적응력을 높이는데 쓴다.
도라지에서는 한줄기로 위로 뻗어 오르는 성질, 땅 밑의 물질을 일으켜 땅 위로 끌어올리는 힘을 취하여 가슴이 막혀 답답한데 쓰고
기관지에 엉겨 붙어 있는 가래들을 뽑아내어 배출시키는데 쓴다.
인삼이 양기를 축적하는 보약이라면 도라지는 몸을 보해주는 약이 아니라 막힌 기운을 깨뜨리고 고름이나 가래를 뽑아내는 약이다.
두번째는 색(色)이다. 도라지의 색은 흰색을 띄고 있다. 흰색은 에너지의 방향이 가장 바깥쪽을 향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인체에서 가장 바깥쪽은 피부이고 오장 가운데는 대기와 직접 접촉하고 있는 호흡기가 가장 윗쪽, 바깥쪽에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래서 옛 사람들은 흰색을 띈 것은 그 에너지가 폐로 들어간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도라지는 호흡기로 들어가서 막힌 기운을 뚫어주고, 가래를 뽑아내는 성질이 많은 것이다.
인삼은 담황색을 띄고 있다. 노란색은 에너지의 방향이 한 가운데(중앙)로 향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피부나 살처럼 겉부분이 아니라 인체의 중심부인 오장에 들어간다. 그래서 인삼은 오장으로 들어가 생명력의 근원으로 축적된다.
색깔은 약물이 어떤 성질을 가졌느냐를 이야기 해 주는 것이 아니라 그 약물의 에너지의 방향이 어느 쪽을 향하고 있는지를 나타낸다고 보는 것이 좋다.
기미(氣味)에서 기(氣)란 차고 더운 기운을 말하는데 이것은 쉽게 알기 어렵다. 몸에 들어간 후의 작용을 이야기 하는 것이니 일단 접어두기로 하자.
미(味)는 말 그대로 맛을 이야기 한다.인삼의 맛은 단맛과 함께 약간 쓴맛이 있다(甘微苦). 도라지는 쓴 맛이 먼저 나고 뒷맛은 맵다(苦辛).
대부분의 보약은 단맛이 조금씩 있다. 약간 쓴맛은 식욕을 촉진시키고 소화를 돕는다.
하지만 어느정도 이상의 쓴맛은 기운을 끌어내리고 몸의 열을 식혀주거나 흐트러진 기운을 하나로 모아주는 역할을 한다.
매운맛은 기운을 상승시키거나 발산시킨다.
도라지에는 쓴맛과 매운맛이 함께 있는데 그 때문에 밑바닥에 엉겨 붙어있는 가래나 불순물을 끌어내어 배출시키는 작용을 한다.
도라지의 형태학적인 특성과도 통하는 부분이다.
자, 이제 한가지 생각해 보자. 흔히 도라지가 기침 가래에 좋다고 하는데 급성으로 온 감기에 좋을까 아니면 노인성 해소에 좋을까?
당연히 급성에 쓰는 약이다. 도라지는 허약한 사람이 장기복용할만한 약은 아니다.
기력이 쇠퇴하고 몸이 냉한 사람이 마른 기침을 할 때는 인삼과 같은 보약을 주된 처방으로 하여 치료하는 것이 올바른 치료법이 된다.
민간요법 가운데도 옳고 그른 것이 있고 또 적응증이 있는 것이다.
내게 맞는 요법인지 가릴줄 아는 혜안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