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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일건강칼럼#5] 등이 아플 때

세상에는 여러 종류의 사람들이 있다.

동작 빠르게 자기 이익만 챙기는 사람이 있나하면 남의 일만 해 주면서 정작 자기 할 일은 못하는 사람도 있다.

드러내기를 좋아하는 사람이 있나하면 어떤 사람은 묵묵히 궂은 뒷치닥 거리를 하면서도 좀처럼 자신을 드러내지 않는 사람이 있다.

사람이 사는 사회가 여러 종류의 사람들이 모여서 조화를 이루고 있듯이 인체도 마찬가지다.

손처럼 매사에 끼어들어 재주를 부리는게 있나하면 발은 체중을 견디며 온종일 걸어야 한다.

입처럼 얄미운게 또 없는데 온종일 재잘거리다가 맛있는건 그 속으로 다 들어간다. 

사람의 몸 가운데서 힘들어도 좀처럼 자기를 드러내지 않고 관심도 못 끄는 곳이 있다. 바로 등(Back)이다.

‘눈에서 멀어지면, 마음에서도 멀어진다(out of sight, out of mind)’라는 말도 있지만

등은 눈길 뿐 아니라 손길에서도 멀어서 목욕을 하거나 가려울 때 다른 사람의 손을 빌어야 할 때가 많다.

그래서인지 평소에 사람들은 등이 신체의 일부인지 의식조차 못하고 지낸다. 자기 눈에 띄지 않기 때문이다.

등은 무거운 짐을 지기나하고 눈에도 잘 띄지 않는 대신 사람들에게 심한 고통을 주는 경우는 적다.

추간판이 있는 척추는 목,등,허리의 세군데인데 목이나 허리는 디스크로 고생해도 등에는 디스크가 생기는 경우가 거의 없다.

등뼈(흉추)는 좌우에 갈비뼈로 고정되어 있기 때문에 운동성이 별로 없다. 하지만 몸을 돌려줘야 할 때는 흉추가 없으면 곤란하다.

몸을 비트는 동작은 흉추에서 60 퍼센트이상 담당하기 때문이다.

등이 아픈 경우는 감별을 잘 해야 한다.

먼저, 등뼈 한 가운데가 아픈 경우가 있다. 척추 가운데 가장 긴 흉추의 극돌기가 아래로 기울어 지거나 서로 만날 때 이런 통증을 나타낸다.

몇달, 몇년을 두고 아픈 경우가 많은데 극돌기를 약간 올려주는 교정치료와 침으로 통증이 잘 없어진다.

둘째로, 등이 결리는 경우가 있다. 흔히들 담(痰)이 들었다고 표현하는 경우인데 주로 운동이나 일을 하다가 승모근이나 광배근, 견갑 주위의 근육에 손상을 입은 경우이다.

등과 어깨 주위에는 여러 근육들이 겹쳐 있기 때문에 통증을 일으킨 근육을 찾기가 쉽지 않다.

환자들에게 아픈 부위를 짚어보라고 하면 어딘지 모르는 경우가 많다.

등에 있는 근육들을 가볍게 쓸어보거나 잘 만져보면 어떤 지점에서 팥알만하게 뭉쳐져 있거나 눌렀을 때 통증을 심하게 느끼는 부분이 있다.

이런 부분을 방아쇠점(Trigger point)이라고 하는데 한의학에서 침을 놓는 경혈과 비슷하다.

이 점을 손가락으로 한동안 꾹 눌러 주거나 스트레칭 시켜주면 통증이 줄어든다.

세번째는 내과적인 문제로 등이 아픈 경우다. 관련통(referred pain)이라고도 하는데 심장,폐,콩팥 등에 문제가 있으면서 통증은 등에 나타나는 경우다.

이 경우 등이 아프면서 몸에 열이 난다든지 다른 증상이 있거나, 뚜렷한 이유도 없는데 갑자기 등에 극심한 통증이 나타나는 경우가 있다.

심장이나 폐의 이상이 있는 경우에는 주로 등이 은근히 아프고 신장 결석의 경우에는 갑자기 등이 심하게 아프다.

이런 경우는 빨리 원인이 되는 질환을 찾아서 치료해야 한다. 

평소에 묵묵히 자기 일만 하던 사람이 화나면 무섭다.

등이 아프다고 호들갑 떨 일은 아니지만 별게 아니겠지 하고 무시하다간 큰코 다칠 수 있다.

통증이 있을 땐 빨리 해결 해 주는 것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