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하면 생각나는 것을 이야기하라면 사람마다 여러가지 대답들을 한다.
돋아나는 새순, 개나리나 진달래 핀 뒷동산을 말하는 사람도 있고 거리를 다니는 여성들의 옷차림에서 봄을 느낀다는 젊은이들도 있다.
어떤이는 국민학교 시절 운동장 구석에 있는 화장실 담벼락에 나란히 서서 즐기던 햇볕을 말하기도 한다.
많은 사람들이 봄을 표현할 때 따뜻한 기온과 시각적인 화사함을 든다.
하지만 식도락가는 아니라 하더라도 상큼한 봄나물의 향취를 빼 놓을 수는 없다.
봄나물이라면 흔히 냉이나 다래, 쑥을 생각하기 쉬운데 빠트릴 수 없는 것 중 하나가 미나리다.
병아리떼 놀고 간 자리에 미나리의 파란 싹이 돋아났다는 어린시절의 동요를 굳이 들지 않더라도 미나리는 옛부터 우리의 절기나물로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아왔다.
냉이나 다래는 봄의 첫머리에서 우리의 미각을 돋군다면 미나리는 초봄보다는 늦봄의 나물이라 할 수 있다.
삼월에 청포묵과 함께 무친 탕평채나 사월 초파일에 먹는 절식으로 옛부터 알려져 왔다.
요리에서 미나리의 쓰임새는 무척 다양하다. 나물로 무쳐먹기도 하고 미나리 강회도 만들어 먹는다.
해물탕에는 미나리가 빠지지 않는데 미나리 없인 시원한 맛을 낼 수가 없다. 미나리의 독특한 방향이 있기 때문이다.
최근에 미나리는 건강식품으로도 많이 소비된다. 녹즙에 많이 들어가는 채소 중의 하나가 미나리다.
필자 개인적으로도 잊을 수 없는 미나리에 얽힌 추억이 있다. 고등학교 시절에 간염을 심하게 앓았는데 간염에 미나리가 좋다는 말을 어디서 들으셨는지
어머니께서 미나리로 녹즙도 만들어 먹게하고 반찬도 매일 미나리 일색이었다. 얼마나 신물나게 먹었는지 간염이 나은 후에 한동안은 미나리를 입에 대지도 않았다.
깨끗하고 상큼한 미나리의 향기가 내게는 풀비린내처럼 느껴졌던 것이다. 그때 미나리에 두 종류가 있는 것을 알았다. 약으로 쓰는 것은 보통 미나리가 아니고
들미나리라고 하여 어머니는 그것만 구해 오셨다. 알고 봤더니 황달에는 들미나리 보다는 물미나리가 더 좋은데도 그 땐 잘못 알았던 것이다.
미나리의 이름에 대해서는 사람들마다 조금씩 다르게 알고 있는 것 같다. 논이나 개울가에서 기르는 미나리는 우리가 보통 알고 있는 미나리인데 키가 60-70 센티로 크다.
물미나리 또는 재배미나리라고도 하는데 어떤 이들은 이것을 돌미나리라고 잘못 알고 있기도 하다.
그리고 산이나 들에 야생으로 자라는 미나리는 30센티 정도로 키가 작은데 이것을 들미나리, 돌미나리, 멧미나리, 또는 불미나리 등의 다양한 이름으로 불린다.
요새는 이것도 무논이 아닌 밭에서 재배를 한다.
미나리의 한자이름은 수근(水芹), 근채(芹菜) 등으로 불리는데 예전에도 미나리를 구별하여 썼다.
본초종신에는 수근과 한근(旱芹)이라고 나눠서 설명했고 다른 책엔 수근채(水芹菜),야근채(野芹菜)라고도 했는데 한자의 뜻으로 보면 물가에서 나는 것과 들에서 나는 것으로
구별된다. 우리말로 물미나리와 들미나리 쓰는 것이 한자의 뜻과 가장 비슷한 것 같다.
물미나리와 들미나리는 식용으로 쓸 때는 별다른 구별없이 사용되지만 자라는 곳이 다르고 생김새도 다른 만큼 약용으로는 쓰임새가 조금 다르다.
본초종신에 의하면 물미나리는 열을 식혀주고 가슴이 답답하고 입이 마른 것을 치료하며 황달을 치료하고 소변을 잘 보게 한다.
들미나리는 임파선염으로 귀나 턱 아래에 몽우리가 생기거나 어혈이 있을 때, 소변이 뿌옇게 나올 때 쓴다.
최근에 실험한 바에 의하면 들미나리의 추출물을 토끼에게 주입시켰더니 현저한 혈압강하작용이 있었다고 한다. 특히 본태성고혈압이나 임신성,갱년기의 고혈압에 도움이 많이 된다.
들미나리의 뿌리는 버리고 물에 깨끗이 씻은 다음 즙을 내어 같은 양의 꿀을 넣어 40 cc 씩 하루 세번 먹으면 고혈압의 자각증상도 줄고 잠도 잘 오며 소변량도 늘어난다.
또 들미나리에는 자궁수축작용이 있어서 생리통도 줄고 여성들의 대하에도 도움이 된다.
하지만 꼭 기억해야 할 점이 있다. 음식에 황달을 치료하고,혈압을 낮추고,자궁을 수축시키는 작용이 있다고 하여 음식으로만 이런 병들을 치료하려고 하다가 큰코 다칠 수 있다.
미나리의 생태학적인 특성을 보자.
미나리는 주로 수분이 많은 땅에서 자란다. 그래서 수분을 처리하는 능력이 많다. 습지에서 자라는 식물이 수분을 잘 처리하지 못하면 썩어버리게 마련이다.
또 뿌리 얕은데 비해 줄기가 높이 솟아 있어서 음적(陰的)인 성질이 많다. 그래서 열을 식혀줄 수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줄기를 보면 가운데가 비어 있어 주로 몸의 겉부분으로 들어가서 기운을 소통시켜주는 작용을 함을 짐작하게 한다. 이런 것으로 미루어서 미나리의 대강의 성질이 열을 식혀주고,
수분을 처리하는 능력이 있고,응어리진 것을 풀어주는 역할을 할 수 있음을 알 수 있다.
물론 이런 성질이 많은 사람들의 간염이나, 고혈압, 부종, 임파선염 등에 도움을 줄 수도 있겠지만 먹는 사람의 체질에 따라, 또는 질병의 원인과 상태에 따라
전혀 도움이 안될 수도 있다. 같은 부종이라도 몸이 냉해서 오는 경우가 있고 염증과 같은 장부(臟腑)의 열로 오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식이요법은 적절한 치료와 함께 바른 지식으로 하는 것이 현명하다.
‘공부는 대강(大綱)을 하는 것’ 이라는 말이 있다. 전체의 큰 줄기를 파악하라는 말이다. 특히 동양학문은 더욱 그렇다.
미나리가 혈압에 좋다거나 나쁘다거나 하는 단편적인 것보다 미나리라는 식물이 어떤 모습으로 자연계에서 자기를 드러내고 있는지를 사랑스러운 눈길로 관찰해 보면
그 쓰임새도 절로 알 수 있지 않을까?
사람도 사랑의 눈길로 보아줄 때 자기 존재의 최선을 발휘하는 것 처럼.
‘봄’ 하면 생각나는 것을 이야기하라면 사람마다 여러가지 대답들을 한다.
돋아나는 새순, 개나리나 진달래 핀 뒷동산을 말하는 사람도 있고 거리를 다니는 여성들의 옷차림에서 봄을 느낀다는 젊은이들도 있다.
어떤이는 국민학교 시절 운동장 구석에 있는 화장실 담벼락에 나란히 서서 즐기던 햇볕을 말하기도 한다.
많은 사람들이 봄을 표현할 때 따뜻한 기온과 시각적인 화사함을 든다.
하지만 식도락가는 아니라 하더라도 상큼한 봄나물의 향취를 빼 놓을 수는 없다.
봄나물이라면 흔히 냉이나 다래, 쑥을 생각하기 쉬운데 빠트릴 수 없는 것 중 하나가 미나리다.
병아리떼 놀고 간 자리에 미나리의 파란 싹이 돋아났다는 어린시절의 동요를 굳이 들지 않더라도 미나리는 옛부터 우리의 절기나물로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아왔다.
냉이나 다래는 봄의 첫머리에서 우리의 미각을 돋군다면 미나리는 초봄보다는 늦봄의 나물이라 할 수 있다.
삼월에 청포묵과 함께 무친 탕평채나 사월 초파일에 먹는 절식으로 옛부터 알려져 왔다.
요리에서 미나리의 쓰임새는 무척 다양하다. 나물로 무쳐먹기도 하고 미나리 강회도 만들어 먹는다.
해물탕에는 미나리가 빠지지 않는데 미나리 없인 시원한 맛을 낼 수가 없다. 미나리의 독특한 방향이 있기 때문이다.
최근에 미나리는 건강식품으로도 많이 소비된다. 녹즙에 많이 들어가는 채소 중의 하나가 미나리다.
필자 개인적으로도 잊을 수 없는 미나리에 얽힌 추억이 있다. 고등학교 시절에 간염을 심하게 앓았는데 간염에 미나리가 좋다는 말을 어디서 들으셨는지
어머니께서 미나리로 녹즙도 만들어 먹게하고 반찬도 매일 미나리 일색이었다. 얼마나 신물나게 먹었는지 간염이 나은 후에 한동안은 미나리를 입에 대지도 않았다.
깨끗하고 상큼한 미나리의 향기가 내게는 풀비린내처럼 느껴졌던 것이다. 그때 미나리에 두 종류가 있는 것을 알았다. 약으로 쓰는 것은 보통 미나리가 아니고
들미나리라고 하여 어머니는 그것만 구해 오셨다. 알고 봤더니 황달에는 들미나리 보다는 물미나리가 더 좋은데도 그 땐 잘못 알았던 것이다.
미나리의 이름에 대해서는 사람들마다 조금씩 다르게 알고 있는 것 같다. 논이나 개울가에서 기르는 미나리는 우리가 보통 알고 있는 미나리인데 키가 60-70 센티로 크다.
물미나리 또는 재배미나리라고도 하는데 어떤 이들은 이것을 돌미나리라고 잘못 알고 있기도 하다.
그리고 산이나 들에 야생으로 자라는 미나리는 30센티 정도로 키가 작은데 이것을 들미나리, 돌미나리, 멧미나리, 또는 불미나리 등의 다양한 이름으로 불린다.
요새는 이것도 무논이 아닌 밭에서 재배를 한다.
미나리의 한자이름은 수근(水芹), 근채(芹菜) 등으로 불리는데 예전에도 미나리를 구별하여 썼다.
본초종신에는 수근과 한근(旱芹)이라고 나눠서 설명했고 다른 책엔 수근채(水芹菜),야근채(野芹菜)라고도 했는데 한자의 뜻으로 보면 물가에서 나는 것과 들에서 나는 것으로
구별된다. 우리말로 물미나리와 들미나리 쓰는 것이 한자의 뜻과 가장 비슷한 것 같다.
물미나리와 들미나리는 식용으로 쓸 때는 별다른 구별없이 사용되지만 자라는 곳이 다르고 생김새도 다른 만큼 약용으로는 쓰임새가 조금 다르다.
본초종신에 의하면 물미나리는 열을 식혀주고 가슴이 답답하고 입이 마른 것을 치료하며 황달을 치료하고 소변을 잘 보게 한다.
들미나리는 임파선염으로 귀나 턱 아래에 몽우리가 생기거나 어혈이 있을 때, 소변이 뿌옇게 나올 때 쓴다.
최근에 실험한 바에 의하면 들미나리의 추출물을 토끼에게 주입시켰더니 현저한 혈압강하작용이 있었다고 한다. 특히 본태성고혈압이나 임신성,갱년기의 고혈압에 도움이 많이 된다.
들미나리의 뿌리는 버리고 물에 깨끗이 씻은 다음 즙을 내어 같은 양의 꿀을 넣어 40 cc 씩 하루 세번 먹으면 고혈압의 자각증상도 줄고 잠도 잘 오며 소변량도 늘어난다.
또 들미나리에는 자궁수축작용이 있어서 생리통도 줄고 여성들의 대하에도 도움이 된다.
하지만 꼭 기억해야 할 점이 있다. 음식에 황달을 치료하고,혈압을 낮추고,자궁을 수축시키는 작용이 있다고 하여 음식으로만 이런 병들을 치료하려고 하다가 큰코 다칠 수 있다.
미나리의 생태학적인 특성을 보자.
미나리는 주로 수분이 많은 땅에서 자란다. 그래서 수분을 처리하는 능력이 많다. 습지에서 자라는 식물이 수분을 잘 처리하지 못하면 썩어버리게 마련이다.
또 뿌리 얕은데 비해 줄기가 높이 솟아 있어서 음적(陰的)인 성질이 많다. 그래서 열을 식혀줄 수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줄기를 보면 가운데가 비어 있어 주로 몸의 겉부분으로 들어가서 기운을 소통시켜주는 작용을 함을 짐작하게 한다. 이런 것으로 미루어서 미나리의 대강의 성질이 열을 식혀주고,
수분을 처리하는 능력이 있고,응어리진 것을 풀어주는 역할을 할 수 있음을 알 수 있다.
물론 이런 성질이 많은 사람들의 간염이나, 고혈압, 부종, 임파선염 등에 도움을 줄 수도 있겠지만 먹는 사람의 체질에 따라, 또는 질병의 원인과 상태에 따라
전혀 도움이 안될 수도 있다. 같은 부종이라도 몸이 냉해서 오는 경우가 있고 염증과 같은 장부(臟腑)의 열로 오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식이요법은 적절한 치료와 함께 바른 지식으로 하는 것이 현명하다.
‘공부는 대강(大綱)을 하는 것’ 이라는 말이 있다. 전체의 큰 줄기를 파악하라는 말이다. 특히 동양학문은 더욱 그렇다.
미나리가 혈압에 좋다거나 나쁘다거나 하는 단편적인 것보다 미나리라는 식물이 어떤 모습으로 자연계에서 자기를 드러내고 있는지를 사랑스러운 눈길로 관찰해 보면
그 쓰임새도 절로 알 수 있지 않을까?
사람도 사랑의 눈길로 보아줄 때 자기 존재의 최선을 발휘하는 것 처럼.